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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시)

직장인

by 방구석 신디 2021. 10. 6.

 

 

추운 새벽 부시시한 눈을 닦고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양치질을 하다 거울을 보니

전날 회식으로 나의 몰골은 초췌하기만 하다.

그러다 문득 회식자리에서 실수한 일이 떠올랐다.

옆에 있던 입이 싸기로 소문난 김 차장에게

그동안 꾹꾹 눌러 왔던 마음이 술이 들어가니

울긋울긋 속에서 샘이 솟아 부장 욕을 한 바가지 했다.

그러고는 기억이 없다.

내가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창피함에 대한 웃음인지 통쾌함에 대한 웃음인지 알 수 없지만

꽤 기분이 괜찮았다.

열정으로 가득 찼던 나의 신입시절이 스처지나 간다.

새로운 마음으로 팀원들과 소통하며 이 한몸 바치겠노라 다짐했던 지난 날은 지나가고

똑같은 표정과 똑같은 일상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그리고 3년 전 미국으로 아이와 아이엄마가 떠나고 아무도 없는 집을 들어온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다시 양치질을 하다가 잇몸사이로 피가 나왔다.

나는 그 부위를 가만히 바라보다 쌔게 더 쌔게 양치질을 한다.

끊임없이 피가 났지만 그 부위는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양치질을 하면 할 수록 가슴이 저미어 왔다.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아픔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또 누군가는 없었다.

이것은 아픔이 아니다. 단지 내가 살고자하는 열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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